최근 AI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우리 생활 곳곳에 스마트한 도움을 주고 있지만, 한 가지 중요한 문제가 남아 있었습니다. 바로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의 신뢰성 문제였죠. 이런 가운데 블록체인 기술이 AI의 데이터 신뢰성을 강화하는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2025년 11월 4일부터 이틀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5 블록체인 진흥주간 X 웹3.0 컨퍼런스’에서는 바로 이 주제가 핵심 논제로 다루어졌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린 이 행사에서 전문가들은 블록체인과 AI의 만남이 어떻게 디지털 신뢰사회의 미래를 열어갈지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왜 지금 AI와 블록체인의 만남이 주목받을까요?
AI 시스템이 점점 더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역할을 맡게 되면서, 이 시스템들이 어떤 데이터를 바탕으로 판단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데이터로 학습된 AI는 때로는 편향된 결과를, 때로는 완전히 잘못된 결론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의 기술적 특성이 주목받기 시작했죠.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고, 한번 기록된 정보를 변경하기 어렵게 만들어 위변조를 방지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접근과 변경 기록이 투명하게 남기 때문에 데이터의 흐름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류제명 제2차관은 이번 컨퍼런스에서 “AI는 급속히 발전하고 있지만 데이터 신뢰성과 투명성은 여전히 과제”라며, “블록체인은 위변조가 불가능한 이력과 투명한 접근 기록을 통해 신뢰 가능한 AI 시대를 여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단국대 박용범 교수는 이 같은 흐름을 “AI와 블록체인의 융합이 차세대 디지털 산업의 전환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박 교수는 “신원 인증, 원산지 증명, AI 학습 데이터 진위 검증, 탈중앙화 AI 모델 증명, 데이터와 모델의 소유권 인증 및 거래 등에서 블록체인이 신뢰의 근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기술 융합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 혁신적인 사례들
이론적인 가능성을 넘어 실제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블록체인 기반 정보 인프라 프로젝트 ‘인튜이션(Intuition)’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AI 시스템과 개발자들이 출처가 불확실한 웹 정보 대신 검증 가능한 온체인 데이터를 직접 생성하고 관리하며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입니다.
인튜이션은 최근 850만 달러(한화 약 12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습니다. 구글 클라우드, 메타마스크, 리콜 네트워크 등 주요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웹2와 웹3를 아우르는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실제 운영 성과인데, 베타 버전에서는 24만 4,000명이 참여해 530만 건의 트랜잭션과 510만 건의 검증 어테스테이션(증명)이 기록되었습니다.
최근 8주간 테스트넷에서는 90만 개의 고유 계정에서 1,750만 건 이상의 트랜잭션이 발생하는 등 폭발적인 시장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기술적 가능성을 넘어 실제 사용자들에게 필요한 솔루션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인튜이션은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닌, 실제로 검증 가능한 데이터를 AI가 학습하고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는 적용 사례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은 단순한 데이터 검증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그 적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국경을 넘어 빠르고 저렴하게 가치를 이전하는 디지털 결제 혁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전통 금융에서 수일이 걸리던 정산 과정을 실시간으로 단축하고 복잡한 중개 단계를 줄여 결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죠.
분산신원인증(DID)과 영지식증명(ZKP) 기술은 신원 인증과 원산지 증명 등 신뢰 기반 인증 분야에서 블록체인의 강점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개인정보 보호와 동시에 필요한 정보의 검증 가능성을 제공하는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영지식증명은 본인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특정 사실을 증명할 수 있어 프라이버시 보호와 검증의 균형을 찾는 데 도움을 줍니다.
기업용 AI 분야에서도 블록체인과의 연계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파수에서 개발한 도메인 특화 학습 기반 기업용 AI ‘엘름(Ellm)’은 GS인증 1등급을 획득했습니다. 이와 함께 AI 기반 비정형데이터 개인정보보호 솔루션도 제공되면서 기업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적용 사례들은 블록체인과 AI의 결합이 이론적 가능성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가치를 창출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데이터로 보는 시장의 성장과 전망
블록체인과 AI의 융합 시장은 이미 상당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5년 KISTA 국제표준 공동대응사업 등에서 블록체인 관련 특허가 산업 전반에서 성장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해당 기술이 이제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합니다.
투자 유치 규모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를 읽을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인튜이션의 850만 달러 투자 유치는 단순히 한 기업의 성공을 넘어 해당 분야 전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뢐와 기대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베타 테스트와 테스트넷 동안 기록된 수백만 건의 트랜잭션과 어테스테이션은 기술에 대한 실제 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시장 분석가들은 AI와 블록체인, 토큰화의 융합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신뢰 기반 인증, 데이터 소유권 증명, AI 모델의 탈중앙화 등에서 블록체인의 역할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한국은 글로벌 트렌드를 단순히 따라가는 것을 넘어 수출 가능한 디지털 자산 서비스 모델을 창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술적 장점과 함께 고려해야 할 과제들
블록체인과 AI의 결합은 여러 가지 기술적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데이터의 투명성과 검증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AI 시스템이 어떤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하고 판단하는지 그 과정을 투명하게 추적할 수 있게 되면, AI의 결정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분산 저장 방식을 통해 단일 장애점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중앙 집중식 데이터 저장소가 해킹이나 시스템 장애로 마비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죠. 데이터 소유권에 있어서도 사용자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관리하고, 해당 데이터가 활용될 때 적절한 보상을 받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단국대 박용범 교수는 “블록체인은 기술의 이름이자 신뢰의 언어”라며, “기술 투명성을 넘어 제도와 운영이 결합된 신뢰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통한 기술 투명성은 중요하지만, 잘못된 알고리즘이나 불투명한 운영이 개입되면 데이터의 진실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기술적 복잡성과 처리 속도, 에너지 효율성 등의 문제도 실제 적용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또한 법적, 규제적 프레임워크의 정비도 시급한 상황입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간의 표준화와 협력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산업 전체의 성장을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과 인프라 구축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 모습은 어떨까요?
앞으로 몇 년 안에 우리는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류제명 제2차관은 “AI와 블록체인이 실생활에 깊숙이 스며드는 순간, 마법을 넘어 진정한 혁신이 실현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러한 융합 기술은 단순한 기술적 편의를 넘어 사회 전반의 신뢰 구조를 재정의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데이터 경제에서 개인의 역할과 권리는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사용자들은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통제하고, 해당 데이터가創造하는 가치에 대해 공정한 보상을 받는 구조가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은 AI 에이전트 간 거래까지 확장되면서 새로운 경제 활동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정부와 산업계의 역할도 점차 중요해질 전망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블록체인과 AI 융합 기술의 표준화, 지식재산 보호, 전문 인력 양성 등 산업 인프라 구축이 활발히 진행될 것입니다.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과 함께 실제 적용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창출에 집중해야 합니다.
마치며
AI와 블록체인의 만남은 단순한 기술적 결합을 넘어 디지털 시대의 신뢰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2025년 현재, 우리는 이 혁신적인 기술들이 실제 적용되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하는 시점에 서 있습니다. 인튜이션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투자 유치와 운영 실적, 다양한 컨퍼런스와 논의를 통한 정책적 관심은 이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기술들이 어떻게 발전해나갈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술적 완성도뿐만 아니라 실제 생활에 어떻게 스며들어 우리의 디지털 경험을 변화시킬지, 데이터의 소유권과 가치 분배 구조가 어떻게 재편될지에 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것처럼 AI와 블록체인의 융합이 차세대 디지털 산업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우리 모두 지켜볼 시점입니다.
이러한 기술 발전이 가져올 미래는 단순히 편리한 디지털 서비스를 넘어, 더 투명하고 공정한 데이터 경제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데이터의 신뢰성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AI 시스템에 대한 우리의 신뢐를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더 나은 디지털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우리의 이해와 준비도 함께 따라가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