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운전 중 앞 유리에 갑자기 흙탕물이 튀거나 벌레가 붙으면 시야가 가려 당황하게 됩니다. 이럴 때 우리는 별생각 없이 워셔액을 뿌리고 와이퍼로 닦아냅니다. 하지만 이 ‘워셔액’이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 알고 계신가요? 워셔액 관련 사고가 간혹 뉴스에 등장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오늘은 자동차 관리에 필수적이지만 잘 모르고 사용하는 워셔액에 대해 깊이 알아보겠습니다.

워셔액, 정확히 어떤 성분으로 만들어질까?
워셔액은 크게 세 가지 주요 성분으로 구성됩니다. 바로 물, 알코올, 그리고 계면활성제입니다. 각 성분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자세히 살펴볼까요?
1. 물 (60~70%)
워셔액의 가장 기본적인 성분인 물은 전체 성분 중 약 60~70%를 차지합니다. 물은 오염물질을 씻어내는 기본적인 역할을 합니다. 가끔 고농축이나 알약 형태의 워셔액을 보셨다면, 이는 물을 제거하고 나머지 성분만 농축한 것으로 사용 전 물에 희석해야 합니다.
2. 알코올 (30~40%)
알코올은 워셔액의 약 30~40%를 차지하며, 주로 에탄올과 메탄올이 사용됩니다. 알코올의 주요 역할은 세 가지입니다:
- 동결 방지: 겨울철에 워셔액이 얼지 않도록 합니다.
- 방부 작용: 물이 부패하지 않도록 방부제 역할을 합니다.
- 세정 및 휘발성: 잔여 기름때를 녹이고 빠르게 증발하여 유리창에 자국이 남지 않게 합니다.
알코올은 과거 메탄올이 주로 사용되었으나, 2018년부터 국내에서는 인체에 덜 유해한 에탄올 성분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워셔액에 사용되는 에탄올의 함량은 제품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30% 내외입니다.
3. 계면활성제 (5% 미만)
계면활성제는 워셔액의 5% 미만을 차지하며, 물과 기름 사이에 형성된 막을 무너뜨려 오염물질이 물과 함께 씻겨나가게 합니다. 샴푸나 주방세제에도 들어있는 이 성분은 워셔액의 세정력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 외에도 제조사에 따라 특별한 향이나 색소, 부식방지제, 발수코팅제 등이 첨가되기도 합니다.
메탄올 vs 에탄올 워셔액: 무엇이 다른가?
워셔액의 역사를 살펴보면, 과거에는 메탄올(메틸알코올)이 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메탄올의 유해성이 알려지면서 현재는 에탄올(에틸알코올) 워셔액이 표준이 되었습니다. 두 성분의 차이를 살펴보겠습니다.
메탄올(메틸알코올)의 위험성
메탄올은 맹독성 알코올의 일종으로, 인체 유해성이 매우 높습니다. 메탄올이 체내에 흡수되면 간에서 1급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 또는 포름산으로 변화합니다. 이 물질은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입히고 특히 시신경을 공격해 심각한 시력 장애나 실명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혈중 메탄올 농도가 500mg/L 이상이면 심각한 독성을 유발하고, 1500~2000mg/L에 이르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소주잔 정도의 양만 마셔도 실명하거나 최악의 경우 사망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한 물질입니다.
에탄올(에틸알코올)의 특성
에탄올은 우리가 흔히 술에 포함된 알코올로, 메탄올에 비해 인체 유해성이 현저히 낮습니다. 에탄올이 체내에 들어가면 술을 마셨을 때와 유사한 과정으로 대사되어 비교적 빨리 체외로 배출됩니다. 물론 에탄올도 과량 섭취하면 독성이 있지만, 메탄올과 비교했을 때 훨씬 안전합니다.
2018년부터 국내에서는 워셔액에 메탄올 사용이 전면 금지되어,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워셔액은 대부분 에탄올 성분입니다.
워셔액 마시면 어떻게 될까? 실제 사례로 알아보는 위험성

워셔액을 이온음료로 착각하여 마시는 사고가 간혹 발생합니다.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박가영(가명·22·여) 씨는 친구들과 술을 마신 후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옆에 놓인 음료처럼 보이는 액체를 반 컵 정도 마셨습니다. 그 후 시력이 떨어지고 불빛이 번져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 안과를 찾았는데, ‘메탄올중독에 의한 시신경병증’이란 뜻밖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알고 보니 그녀가 마신 것은 자동차 워셔액이었고, 결국 한쪽 눈은 빛을 겨우 감지할 수 있는 정도로, 다른 쪽 눈은 손가락 숫자를 구별할 수 있는 정도로 시력이 급격히 악화되었습니다.
메탄올 중독의 특징은 즉각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메탄올이 체내에서 대사되어 포름산으로 변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섭취 후 몇 시간 동안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나중에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 졸림과 떨림
- 두통
- 구토, 복통
- 어지럼증
- 시력 저하 (사물이 흐릿하게 보임)
- 심한 경우 혼수상태, 경련, 호흡정지
현재는 메탄올 워셔액 사용이 금지되었지만, 에탄올 워셔액도 마시면 위험합니다. 따라서 워셔액은 반드시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고, 음료 용기에 담아두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워셔액의 휘발성: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팁
워셔액의 알코올 성분은 강한 휘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휘발성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휘발성의 장단점
워셔액의 휘발성은 유리창에서 잔여물이 빨리 증발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알코올은 휘발성이 강하여 금새 증발되기 때문에 와이퍼로 닦은 후 유리창에 자국이 남지 않게 해줍니다.
하지만 이런 휘발성으로 인해 사용 시 주의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 인화성: 에탄올은 인화점이 약 78도로, 발화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엔진 열기가 있는 곳에서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 실내 유입: 워셔액을 뿌릴 때 에어컨이나 히터의 공기 흡입구를 통해 일부가 차량 내부로 유입될 수 있습니다.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
워셔액을 더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팁을 알려드립니다:
- 내기 순환 모드 활용: 워셔액을 사용할 때는 실내 공조 장치를 내기 순환 모드로 전환하세요. 이렇게 하면 외부 공기 유입이 차단되어 워셔액 성분의 실내 유입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 KC 인증 제품 사용: 안전 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용하여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하세요.
- 직사광선 피하기: 워셔액은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보관하세요.
- 원래 용기에 보관: 음료 병이나 다른 용기에 옮겨 담지 말고, 항상 원래 용기에 보관하세요.
워셔액이 피부에 묻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워셔액은 피부 접촉 시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메탄올이 함유된 워셔액(현재 국내에서는 판매 금지)은 피부를 통해서도 흡수될 수 있습니다.
피부 접촉 시 대처 방법
워셔액이 피부에 묻었을 때는 다음과 같이 대처하세요:
- 즉시 세척: 물질과 접촉 시 즉시 20분 이상 흐르는 물에 피부를 충분히 씻어내세요.
- 오염된 의복 제거: 피부에 묻으면 오염된 모든 의류를 즉시 벗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으세요.
- 증상 관찰: 피부 자극이나 발진이 생기면 의사의 진료를 받으세요.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에탄올 워셔액은 피부 접촉에 의한 위험이 메탄올보다 적지만, 여전히 피부 자극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워셔액은 어떻게 보관해야 하나요?
워셔액은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보관하세요.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원래 용기 그대로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절대 음료수 병이나 다른 용기에 옮겨 담지 마세요. 또한 화기 근처에 두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워셔액이 눈에 들어갔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워셔액이 눈에 들어갔을 때는 즉시 깨끗한 물로 최소 15-20분간 충분히 씻어내야 합니다. 콘택트렌즈를 착용 중이라면 제거한 후 씻어내세요. 눈 자극이 지속되거나 시력에 변화가 있으면 즉시 안과 의사의 진료를 받으세요.
워셔액의 어는점은 어떻게 되나요?
워셔액의 어는점은 제품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에탄올 워셔액의 경우 -20℃ ~ -25℃ 정도입니다. 겨울철에는 반드시 어는점이 낮은 워셔액을 사용해야 합니다. 제품 패키지에 어는점이 표시되어 있으니 계절에 맞게 선택하세요.
워셔액을 마셨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워셔액을 마셨다면 즉시 119에 연락하거나 가까운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구토를 유도하지 말고 전문가의 지시에 따르세요. 마신 제품의 용기를 가지고 가면 의료진이 성분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메탄올 성분이 함유된 워셔액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독성이 강해지므로 빠른 조치가 중요합니다.
에탄올 워셔액도 화재 위험이 있나요?
네, 에탄올 워셔액도 인화성이 있어 화재 위험이 있습니다. 에탄올의 인화점은 약 78도로, 화기 근처에서 사용하거나 보관하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엔진룸이 뜨거운 상태에서 워셔액을 보충할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워셔액 보관 시 직사광선이나 화기로부터 멀리하고, 사용 시 담배 등 불꽃을 멀리하세요.
결론: 안전한 워셔액 사용법
워셔액은 자동차 관리에 필수적인 제품이지만, 그 성분과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018년부터 국내에서는 인체에 유해한 메탄올 워셔액 사용이 금지되었으며, 현재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에탄올 워셔액이 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탄올 워셔액도 마시거나 피부에 장시간 접촉할 경우 위험할 수 있으므로, 항상 주의해서 다루어야 합니다. 특히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워셔액을 절대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안전한 운전과 차량 관리를 위해, 워셔액도 그 성분과 위험성을 제대로 알고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제 다음에 워셔액을 사용하실 때는 오늘 배운 내용을 기억하며 더욱 안전하게 사용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