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할 때마다 시간만 흘려보내는 것 같아서 답답했던 적이 있다면, 지금부터 함께 고민해 보자. 학습 계획을 제대로 잡아두면 목표를 향해 훨씬 덜 헤매고, 집중력도 올릴 수 있다. 혼자서 이것저것 시도해도 잘 안 되던 분들이라면, 오늘 소개할 방법들을 토대로 나만의 공부 루틴을 만들어 보길 바란다.
시간제 계획보다 목표 중심으로 움직이기
많은 사람이 공부 계획을 짜다 보면 시·분 단위로 칼같이 쪼개 놓고 “아침 몇 시부터 몇 시까지는 영어, 그다음에는 수학” 이런 식으로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런 계획은 생각보다 자주 무너진다. 살다 보면 별의별 일이 생겨서 시간표가 틀어지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오기 때문이다. 중요한 전화가 걸려오거나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생기면, 정해둔 일정이 물거품이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오늘은 목표 중심 계획을 제안한다. 내가 이루고 싶은 점수가 있다면 그 목표와 현재 실력 간의 간격을 먼저 파악하자. 예를 들어 토익 900점을 노린다면, 지금 나의 점수는 얼마이고, 어떤 영역에서 점수가 부족한지부터 확인하는 식이다. 그다음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하루나 일주일 내에 필요한 학습량을 정하면 된다. 이런 방식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겨도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왜냐하면 ‘오늘 공부해야 할 구체적인 양’이 명확하니, 시간표가 조금 흐트러져도 그 양만 채우면 되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부터 시간표를 너무 빡빡하게 짜 놓고 실패했던 기억이 있다면, 이번에는 목표를 기준으로 공부량을 산출해 보는 방식을 시도해 보자. 길게 보면 오히려 시간을 더 절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현실적인 목표 설정의 중요성
목표 중심으로 공부 계획을 세울 때 반드시 기억할 점은, 내 상황에 맞는 ‘현실적인’ 목표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금만 무리하면 실천 의지가 꺾이기 쉬우며, 목표 달성에 실패할 확률만 높아진다. 너무 커다란 계획을 잡아놓고 며칠 못 가서 포기해 본 경험, 누구나 한 번쯤 있지 않나.
이럴 때 주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조언을 구해보는 것도 좋다. 이미 시험을 치른 선배나, 비슷한 목표를 가진 친구가 있다면 공부량이나 페이스에 대해 의논해 볼 만하다. 자기 기준에서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반대로 너무 지나치게 높게 잡는 경우도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나에게 맞춘 속도와 범위를 찾는다면 장기적으로 훨씬 안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장·단기 계획 구체적으로 세우기
어느 정도 목표가 정해졌다면, 기간별로 나눠서 공부 스케줄을 세워보자. 우선 한 달짜리 큰 틀을 잡아두면 좋다. 한 달 동안 내가 학습해야 하는 과목들을 쭉 적어놓고, 대략적인 범위와 분량을 배분해본다. 가령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 주요 과목을 놓고 각각 교재를 얼마나 볼지, 문제집은 몇 권을 끝낼지 같은 식으로 작성해보자.
한 달 분량이 나온 뒤에는 그걸 한 주 단위로 나누어본다. 그리고 그 주 단위를 또 하루 단위로 세분화하면, 하루하루 ‘오늘 뭘 해야 되는지’가 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나누어두면 하루를 헛되이 보내더라도 그다음 날 어떻게 보완할지 그림이 잡힌다.
조금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한 달→한 주→하루 단위로 목표를 나누면 계획이 좀 더 피부에 와닿는다. 중간에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겨도 어디에서 수정해야 할지 쉽게 알 수 있어서 전체적인 공부 흐름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여유 시간을 남겨놓는 유연성
공부 계획표를 세울 때 가장 흔히 하는 오류 중 하나는, 하루 24시간을 꽉꽉 채우려고 하는 것이다. 물론 몰아서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가 나쁜 건 아니다. 다만, 이 방식은 너무 빽빽해서 ‘생각지도 못한 상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오늘은 야근이 생길 수도 있고, 갑자기 친구나 가족이 찾아올 수도 있고, 몸이 아파서 공부를 못 할 수도 있다.
그래서 필자는 하루에도 몇 시간 정도는 비워두거나,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쯤은 완전히 쉬는 날을 갖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쉬는 날이 있다고 해서 공부가 뒤처질까 봐 겁내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적절한 휴식이 집중력과 생산성을 높인다. 특히 주말 하루 정도는 가족이나 친구와 시간을 보내도 좋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머릿속을 정리해도 괜찮다. 쉬고 나면 다시 달릴 힘이 생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공부 의욕을 살려주는 작은 동기부여
계획을 잘 세워두어도 의욕이 뚝 떨어지는 시점이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럴 때 필요한 게 바로 ‘작은 동기부여’다. 예를 들어 한 주 동안 미리 정한 분량의 공부를 다 끝내면, 스스로에게 작은 선물을 해보자. 평소 가고 싶었던 카페에 들러서 좋아하는 음료를 마시거나, 보고 싶었던 영화나 드라마를 편하게 보는 식으로 자잘한 보상을 주면 묘하게 다시 힘이 난다.
함께 공부하는 사람이 있다면 서로 약속을 잡아도 도움이 된다. 예컨대 친구나 동료에게 “이번 주 수요일까지 영어 단어 100개 암기” 같은 간단한 조건을 걸고, 성공했을 때는 둘이 같이 식사를 하거나 맛있는 빵을 사 먹는다고 해보자.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 혹은 서로 지켜보는 눈이 있다는 게 생각보다 강력한 동기 부스터가 될 수 있다.
학습 효율이 쑥 올라가는 포스트잇 활용
사무용품 가게나 문구 코너를 가면 다양한 크기와 색상의 포스트잇이 있다. 이 포스트잇을 활용하는 방법 중 하나는, 매일 공부해야 하는 항목이나 목표를 짧게 적어두는 것이다. 예컨대 오늘은 영어 독해 문제집 몇 페이지, 수학 문제 몇 문제, 이런 식으로 구체적으로 분량을 표시한다. 그리고 그 포스트잇들을 책상이나 벽에 붙여놓고 완료할 때마다 하나씩 떼어낸다.
여기서 오는 시각적인 성취감이 의외로 크다. 하루가 끝났을 때 내가 떼어낸 포스트잇이 여러 개라면, “나 오늘 좀 열일했네?” 하는 뿌듯함도 느낄 수 있다. 반대로 몇 개 떼지 못한 상태로 하루가 끝나면,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들어서 더 열심히 하고 싶어진다. 이런 사소한 트릭들이 쌓여서 공부 습관을 잡아주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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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이 무너졌을 때 점검하고 수정하기
아무리 알차게 계획을 세워놔도, 살다 보면 그 계획이 무너지는 순간이 분명 생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왜 계획이 무너졌을까?”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너무 무리하게 공부량을 잡았는지, 아니면 갑자기 사건이 터졌는지, 혹은 내가 아직 계획 관리에 미숙한 건지 이유를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론에 맞춰 계획을 수정하거나 보완하는 게 합리적이다. 예를 들어 계획했던 한 주의 분량이 너무 많다면 조금 줄이는 식으로 조정할 수 있다. 또는 공부 시간 자체를 늘릴 수 있는지 점검해보거나, 우선순위를 다시 잡아보면 된다. 이런 식으로 유연하게 대처해야 장기전에서 쉽게 지치지 않는다.
공부 계획이 결국 시간을 절약해준다
처음에 공부 계획을 세우는 게 귀찮게 느껴질 수 있다. “그냥 아무 교재나 펴서 열심히 하면 되지 않나?” 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아무 준비 없이 공부를 시작하면, 제일 먼저 고민하게 되는 게 “오늘 뭘 해야 하는지”다. 그때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인강이나 문제집을 고르다 보면 이미 몇십 분이 훌쩍 지나가곤 한다.
반면 계획이 잘 짜여 있으면, 바로 교재를 펴고 ‘오늘 해야 할 것’을 시작할 수 있다. 결국 이 차이가 모여서 몇 주, 몇 달 뒤에는 엄청난 격차가 된다. 왜냐하면 매일 쓸데없이 방황하는 시간이 사라지고, 그만큼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계획을 세우다 보면, 내가 진짜 성취하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지, 어떤 공부에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할지 등을 계속 고민하게 된다. 공부뿐 아니라 다른 일상사에도 적용할 수 있는 좋은 습관이라고 볼 수 있다.
내 경험과 곁들여 마무리
나도 처음부터 계획을 잘 짜는 편은 아니었다. 수험생 시절에는 “아침 7시에 일어나서 3시간 공부, 10분 휴식 후 다시 3시간 공부” 이렇게 시계 보면서 공부 시간을 쪼개다가, 친구 생일 파티 한 번만 가도 의욕이 완전히 박살났었다. 그때 좌절도 많이 했지만, 우연히 목표 중심 학습법을 접하고 나서는 꽤 큰 변화를 느꼈다.
그 이후에는 “오늘까지 수학 문제집 2단원까지 끝낸다”라는 식으로 공부량을 구체화하고 실천했다. 실제로 시간이 조금 모자라도, ‘2단원까지는 마무리해야지’라는 마음가짐이 생기니까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끝을 보게 되더라. 그리고 하루 끝나고 ‘계획대로 했나?’ 간단히 점검하는 시간을 가지니까, 부족한 부분이 눈에 보였다. 그다음 날에는 그걸 보충하는 식으로 유연하게 방향을 바꾸면 됐다.
혹시 공부 계획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막막한 분들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A4 용지 한 장에 ‘내가 꼭 채우고 싶은 목표’와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분량’을 써보길 권한다. 몇 번 시도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만의 루틴이 생기게 된다. 그 루틴이 생기면 계획도 훨씬 더 즐겁게 지킬 수 있고, 공부가 의무가 아니라 ‘내가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으로 느껴지기 시작한다.
공부는 결국 길게 보고 꾸준히 가야 하는 일이다. 여기서 학습 계획이라는 건 일종의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나침반 없이 산을 오르거나 길을 찾으면 여기저기 헤매기 쉽지만, 방향을 알면 헛걸음을 덜 하고 원하는 목적지에 빠르게 도착할 확률이 훨씬 올라간다. 그러니까 오늘부터 작게나마 계획을 세워보는 건 어떨까. 머릿속으로만 굴리는 것보다 직접 종이에 적고 실천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큰 성취감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
아무리 좋은 공부법을 알아도, 실천이 뒤따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목표 중심으로 계획을 짜고, 작더라도 스스로 보상하면서, 유연하게 수정하고 재정비하는 과정을 즐겨보자. 그 작은 노력이 쌓이면 분명 어디선가 커다란 결실로 돌아올 것이다. 내일 할 공부가 조금이라도 기대된다면, 이미 계획은 반쯤 성공한 셈이다. 지금이 바로 학습 계획을 바꿔볼 절호의 기회다.